달은 왜 항상 같은 면만 보일까? 달의 뒷면은 정말 어두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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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은 왜 항상 같은 면만 보일까? 달의 뒷면은 정말 어두울까? 밤하늘의 달을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나요? 보름달이 되기도 하고, 반달이 되기도 하며, 가느다란 초승달이 되기도 합니다. 달의 모양은 계속 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달 표면의 무늬는 거의 항상 같습니다.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돌아도 우리는 계속 비슷한 표면을 바라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달은 자전하지 않는 것 아닐까?” 그런데 정답은 반대입니다. 달은 자전합니다. 오히려 달이 정확한 속도로 자전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거의 같은 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도 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달의 반대편을 흔히 **‘달의 어두운 면(Dark Side of the Moon)’**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그곳이 항상 어두운 것도 아닙니다. 달의 뒷면에도 낮이 찾아오고 태양빛이 비칩니다. 그렇다면 달은 어떻게 자전하면서도 같은 면만 지구에 보여주는 것일까요? 그리고 달의 뒷면은 우리가 보는 앞면과 무엇이 다를까요? 이번에는 달의 움직임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흔한 오해부터 풀어보자 “달은 자전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같은 면이 보인다.” 틀린 설명입니다. 달은 분명히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합니다. 즉 자전합니다. NASA 역시 달이 지구처럼 자전하며, 달이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하는 이유는 자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자전하는 속도와 지구를 공전하는 속도가 맞아 있기 때문 이라고 설명합니다. 달이 자신의 축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 주위도 거의 한 바퀴 돕니다. 이것을 이해하면 달의 가장 유명한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가 풀립니다. 달의 자전과 공전을 직접 상상해보자 의자 하나를 지구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달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의자를 바라보면서 의자 주위를 한 바퀴 걸어봅니다. 그런데 중요한 ...

외계행성의 대기는 어떻게 알아낼까? 수백 광년 밖 행성의 공기를 분석하는 방법

 

외계행성의 대기는 어떻게 알아낼까? 수백 광년 밖 행성의 공기를 분석하는 방법

지구에서 수백 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이 하나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그곳에 탐사선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행성 표면에 착륙한 적도 없습니다.

공기를 직접 채취한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외계행성은 표면 모습을 사진으로 자세히 볼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은 종종 이런 발표를 합니다.

“외계행성 대기에서 수증기를 발견했다.”

“이산화탄소가 검출됐다.”

“메탄의 존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수백 광년 떨어진 행성의 공기를 직접 가져오지도 않고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 비밀은 바로 빛에 있습니다.

행성의 대기는 자신을 통과하는 빛에 아주 작은 흔적을 남깁니다.

천문학자들은 그 흔적을 찾아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외계행성 대기를 어떻게 관측하고, 그 결과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외계행성의 대기를 직접 보는 것일까?

대부분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구에서 구름을 바라보듯 외계행성의 대기를 사진으로 자세히 보고 성분을 알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외계행성은 너무 멀고 모항성은 너무 밝습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주로 행성이나 별에서 오는 빛을 파장별로 분해해서 분석합니다.

이것을 **분광학(spectroscopy)**이라고 합니다.

분광학은 현대 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별의 성분을 알아낼 때도 사용하고,

은하의 움직임을 연구할 때도 사용하며,

외계행성 대기를 조사할 때도 사용합니다.


빛은 단순히 밝고 어두운 것이 아니다

우리 눈에는 햇빛이 거의 흰색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여러 색으로 나뉩니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등으로 펼쳐집니다.

가시광선 밖에도 적외선과 자외선 같은 다양한 전자기파가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빛을 파장별로 나눠

어떤 파장의 빛이 얼마나 강한지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빛의 분포를 **스펙트럼(spectrum)**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스펙트럼에는 천체의 성질을 알려주는 엄청난 정보가 숨어 있습니다.


분자마다 빛에 남기는 흔적이 다르다

여기에서 핵심이 나옵니다.

모든 기체가 모든 파장의 빛을 똑같이 흡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 분자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잘 흡수합니다.

이산화탄소도 자신만의 특징적인 흡수 영역이 있습니다.

메탄 역시 그렇습니다.

즉 각각의 원자와 분자는 빛과 상호작용하면서 특징적인 스펙트럼 패턴을 만듭니다.

마치 사람마다 지문이 다른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흔히 이를 분자의 스펙트럼 지문에 비유합니다.

천문학자는 외계행성에서 얻은 스펙트럼을 분석해 특정 분자가 남길 것으로 예상되는 특징이 나타나는지 조사합니다.


행성의 대기를 통과한 별빛을 이용한다

외계행성 대기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투과분광법(transmission spectroscopy)**입니다.

원리를 이해하려면 앞선 10편에서 살펴본 통과법을 떠올리면 됩니다.

행성이 우리와 별 사이를 지나갑니다.

행성 본체는 별빛을 가립니다.

그래서 별의 밝기가 조금 감소합니다.

그런데 행성 가장자리에는 대기가 있습니다.

별빛 일부는 이 얇은 대기층을 통과한 뒤 우리에게 옵니다.

바로 이 빛이 중요합니다.


별빛이 외계행성의 공기를 지나온다

별빛이 행성 대기를 통과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기에 수증기가 있다면 수증기가 특정 파장의 빛 일부를 흡수합니다.

이산화탄소가 있다면 또 다른 파장에서 특징적인 흡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메탄이 있다면 메탄과 관련된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천문학자는 행성이 별 앞에 없을 때의 별빛과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할 때의 별빛을 비교합니다.

두 스펙트럼 사이의 아주 작은 차이를 분석하면

행성 대기가 어떤 파장의 빛을 더 많이 흡수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정보를 통해 대기 성분을 추정합니다.


수백 광년 떨어진 공기를 분석하는 원리

과정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별빛 발생

↓

외계행성이 별 앞을 통과

↓

별빛 일부가 행성 대기를 통과

↓

대기 분자가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

↓

변화된 별빛이 지구 또는 우주망원경에 도착

↓

스펙트럼 분석

↓

대기 속 분자 후보 추정

우리가 실제 외계행성의 공기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공기를 통과한 빛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대기가 두꺼운 곳에서는 행성이 조금 더 커 보인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대기가 특정 파장의 빛을 강하게 흡수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파장에서 관측하면 행성의 대기가 더 불투명해집니다.

결과적으로 행성이 별빛을 가리는 면적이 아주 조금 더 커진 것처럼 나타납니다.

반대로 대기가 거의 흡수하지 않는 파장에서는 별빛이 더 깊은 대기층까지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성이 파장에 따라 아주 미세하게 다른 크기로 보이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작은 차이를 이용해 대기의 특성을 알아냅니다.


그런데 그 차이는 얼마나 작을까?

매우 작습니다.

행성 자체가 별빛을 가리는 효과도 작은데,

대기는 행성 전체에 비하면 얇은 층입니다.

그래서 대기가 만드는 추가적인 신호는 훨씬 더 작습니다.

특히 지구처럼 작은 암석형 행성의 대기를 태양 같은 별 주변에서 관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망원경의 높은 감도와 안정성,

여러 번의 반복 관측,

정교한 데이터 처리와 통계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거대한 가스행성의 대기가 작은 지구형 행성보다 상대적으로 연구하기 쉬운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왜 외계행성 연구에 강할까?

여기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등장합니다.

JWST는 특히 적외선 관측에 뛰어난 우주망원경입니다.

외계행성 대기에 존재하는 여러 분자는 적외선 영역에 중요한 스펙트럼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주에 있기 때문에 지구 대기가 만드는 여러 관측 방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JWST는 외계행성의 대기를 연구하는 데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JWST가 외계행성의 대기를 직접 떠서 분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역시 빛을 분석합니다.


JWST가 외계행성의 선명한 표면 사진을 찍는 것일까?

이것도 자주 생기는 오해입니다.

JWST가 외계행성을 연구한다고 하면

푸른 바다,

대륙,

구름,

산맥

같은 모습이 보이는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외계행성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JWST의 강점은 작은 외계행성 표면을 지도처럼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빛의 스펙트럼을 매우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계행성 관측”

과

“외계행성 표면을 자세히 촬영”

은 구별해야 합니다.


JWST는 실제로 외계행성에서 이산화탄소를 찾았다

외계행성 대기 연구에서 중요한 사례 가운데 하나가 WASP-39 b입니다.

이 행성은 토성 정도 질량을 가진 뜨거운 가스행성으로 모항성 가까이를 돌고 있습니다.

NASA는 2022년 JWST 관측을 통해 WASP-39 b 대기에서 이산화탄소의 명확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태양계 밖 행성 대기에서 이산화탄소가 명확하게 검출된 중요한 사례였습니다.

이후 JWST 관측은 이 행성의 대기에서 수증기, 나트륨, 일산화탄소 등 다양한 성분에 대한 정보도 제공했습니다.


WASP-39 b에 생명체가 있다는 뜻일까?

전혀 아닙니다.

WASP-39 b는 우리가 생각하는 지구와 크게 다른 뜨거운 가스행성입니다.

여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발견했다는 것은

JWST가 외계행성 대기의 화학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산화탄소 자체가 생명체의 증거는 아닙니다.

금성과 화성의 대기에도 이산화탄소가 있습니다.

외계행성 대기에서 어떤 분자가 발견됐을 때 그 분자의 의미를 행성 환경과 함께 해석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증기가 발견되면 바다가 있다는 뜻일까?

아닙니다.

이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외계행성 대기에서 수증기가 검출됐다는 것과 행성 표면에 바다가 있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수증기는 대기 속의 물입니다.

표면에 액체 상태의 물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려면

적절한 온도,

압력,

대기의 구조,

행성의 표면조건

등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수증기 검출 = 바다 발견

이라고 표현하면 지나친 해석입니다.


이산화탄소가 있으면 지구와 비슷할까?

역시 아닙니다.

지구 대기에도 이산화탄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금성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입니다.

화성 대기도 이산화탄소가 주성분입니다.

세 행성의 환경은 완전히 다릅니다.

즉 같은 분자가 있다고 해서 같은 환경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체가 얼마나 존재하고, 다른 기체와 어떤 조합을 이루며, 행성 전체 환경이 어떠한가

입니다.


메탄이 발견되면 생명체가 있을까?

메탄은 외계생명 연구에서 관심을 받는 분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구에서는 많은 메탄이 생물학적 활동과 관련돼 있습니다.

그래서 외계행성 대기에서 메탄이 발견된다면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메탄은 생명체 없이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지질학적 과정이나 다양한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메탄 = 생명체

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산소라면 확실하지 않을까?

산소는 훨씬 흥미로운 후보입니다.

현재 지구 대기의 많은 산소는 광합성 생물과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 대기에서 많은 산소가 확인된다면 매우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소도 무조건적인 생명체 증거는 아닙니다.

특정 환경에서는 물 분자가 강한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고 가벼운 수소가 우주로 빠져나가면서 산소가 남는 등 비생물학적인 과정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산소 역시 행성 전체 환경과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발견해야 생명체라고 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개념이 **생명지표(biosignature)**입니다.

생명지표는 생명체의 존재 또는 활동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관측 가능한 특징입니다.

대기 속 특정 기체가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외계생명 연구에서는 하나의 분자를 발견하는 것보다 여러 증거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산소가 존재하는가?

메탄도 함께 있는가?

이산화탄소는 어느 정도인가?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가?

별에서 받는 자외선은 얼마나 강한가?

이 기체들을 비생물학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과정은 없는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생명지표 후보’와 ‘생명체 발견’은 완전히 다르다

앞으로 외계행성 뉴스를 볼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과학자들이

“potential biosignature”

또는

“possible biosignature”

라고 표현했다고 해서

“외계생명체를 발견했다.”

라고 번역해서는 안 됩니다.

생명지표 후보는

생명체가 하나의 가능한 설명일 수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신호

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다른 화학적·지질학적 설명을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K2-18 b가 큰 관심을 받은 이유

최근 외계행성 대기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행성 가운데 하나가 K2-18 b입니다.

이 행성은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보다 작은 크기 범주에 속하며 적색왜성 주변을 돌고 있습니다.

JWST 관측에서는 K2-18 b 대기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확인됐습니다.

이 결과는 이 행성의 대기와 내부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됐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다른 흥미로운 분자 신호 가능성도 논의돼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K2-18 b에서 생명체가 발견됐다.”

고 말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적 증거를 넘어선 주장입니다.


K2-18 b는 ‘제2의 지구’일까?

현재 그렇게 말할 근거는 없습니다.

K2-18 b는 지구보다 훨씬 크며 내부 구조가 지구와 크게 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행성의 실제 구조와 환경을 놓고 여러 모델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즉 대기에서 흥미로운 분자가 발견됐다는 것과

지구처럼 단단한 표면과 바다를 가진 생명 친화적 세계

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외계행성 연구에서는 신중한 표현이 필요합니다.


구름과 안개는 관측을 어렵게 만든다

외계행성 대기 관측에는 또 하나의 큰 문제가 있습니다.

**구름과 헤이즈(haze)**입니다.

지구에서도 구름이 아래쪽 지표를 가립니다.

외계행성에서도 높은 고도의 구름이나 작은 입자로 이루어진 헤이즈가 있으면 별빛이 대기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스펙트럼 특징이 약해지거나 평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즉 어떤 분자가 스펙트럼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그 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관측되지 않음과 존재하지 않음은 같은 뜻이 아닐 수 있습니다.


모항성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외계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려면 행성뿐 아니라 별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별 표면에는 흑점이 있을 수 있고,

밝은 활동 영역도 존재할 수 있으며,

플레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할 때 별 자체의 밝기와 스펙트럼이 변하면 그 변화가 행성 대기의 신호와 섞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적색왜성처럼 활동적인 별 주변의 작은 행성을 연구할 때 중요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외계행성의 스펙트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모항성의 특성도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8편의 별빛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어진다

앞선 8편에서 우리는 별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별의 온도와 화학 조성을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살펴봤습니다.

그때 사용했던 분광학이 외계행성 연구에서도 핵심 도구가 됩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별빛 자체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별빛이 행성의 대기를 통과하면서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한다는 것입니다.

즉 별빛은 별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그 앞을 지나가는 행성의 공기에 대한 정보까지 우리에게 전달합니다.


행성이 별 뒤로 사라질 때도 정보를 얻는다

투과분광법 외에도 외계행성 대기를 연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차식(secondary eclipse) 관측입니다.

행성이 별 주위를 돌다가 별 뒤로 들어간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행성이 보일 때 우리는

별빛 + 행성에서 오는 빛

을 함께 받습니다.

행성이 별 뒤로 완전히 가려지면

별빛만

받습니다.

두 상태의 차이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하면 행성에서 오는 빛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행성도 빛을 낸다

행성은 별처럼 핵융합으로 강한 가시광선을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별빛을 반사할 수 있고 자신의 온도에 따라 적외선 복사를 방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매우 뜨거운 외계행성은 적외선에서 상당한 열복사를 방출합니다.

이 빛을 분석하면 행성의 온도와 대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외계행성 대기를 연구할 때는

대기를 통과한 별빛

뿐 아니라

행성 자체에서 나오는 열복사

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행성의 낮과 밤 온도까지 추정할 수 있다

외계행성이 별 주위를 돌면서 우리에게 보이는 면도 달라집니다.

달의 위상이 변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천문학자들은 행성의 공전 과정에서 전체 밝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합니다.

이를 위상곡선(phase curve) 관측이라고 합니다.

특히 별 가까이 있는 뜨거운 행성에서는 낮쪽과 밤쪽의 온도 차이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기가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지까지 연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행성 표면을 직접 보지 못하면서도 빛의 변화만으로 그 세계의 기후에 관한 단서를 얻는 것입니다.


직접영상으로도 대기를 분석할 수 있다

별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진 크고 뜨거운 외계행성은 직접영상으로 관측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별빛을 코로나그래프 등으로 최대한 차단하고 행성에서 오는 희미한 빛을 분리합니다.

그 행성빛을 스펙트럼으로 분석하면 대기의 성분과 온도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직접영상은 일반적으로 젊고 뜨겁고 큰 행성에 더 유리합니다.

지구와 태양처럼 밝기 차이가 극단적으로 큰 시스템에서 지구 같은 행성을 직접 분리하는 것은 훨씬 어려운 과제입니다.


지구 같은 작은 행성의 대기는 왜 특히 어렵나?

지구는 목성보다 훨씬 작습니다.

대기층은 지구 전체 크기에 비하면 매우 얇습니다.

그리고 태양 같은 별은 행성보다 압도적으로 밝습니다.

따라서 먼 곳의 지구 크기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할 때 대기만이 만들어내는 신호는 극도로 작습니다.

현재 기술로 모든 지구 크기 외계행성의 대기를 쉽게 분석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특히 태양 같은 별 주변의 진정한 지구 유사 행성은 매우 어려운 관측 대상입니다.


그래서 작은 적색왜성이 중요한 표적이 된다

TRAPPIST-1처럼 작은 별 주변의 지구 크기 행성이 큰 관심을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모항성이 작으면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율의 별빛을 가립니다.

행성 대기가 만드는 신호도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JWST는 작은 적색왜성 주변의 암석형 외계행성 대기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색왜성 자체의 활동이 강할 수 있다는 또 다른 어려움도 존재합니다.


TRAPPIST-1 행성의 대기는 확인됐을까?

TRAPPIST-1에는 지구 크기의 행성 7개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 여러 행성이 JWST의 중요한 관측 대상입니다.

일부 행성에 대해서는 두꺼운 수소 대기나 금성과 비슷한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 같은 특정 종류의 대기가 관측과 맞지 않는다는 제약이 얻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대기가 전혀 없다”

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얇은 대기나 다른 조성의 대기가 존재할 가능성을 조사하려면 더 많은 관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과학에서 특정 모델을 배제하는 것과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다릅니다.


외계행성 대기 분석은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

실제 관측에서는 스펙트럼을 보고

“여기 메탄이 있네.”

하고 바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대기 모델을 만듭니다.

온도는 어느 정도인지,

압력은 어떤지,

구름은 있는지,

각 분자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조건을 바꾸면서 실제 관측 스펙트럼과 비교합니다.

그리고 어떤 조합이 관측 결과를 가장 잘 설명하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를 **대기 회수(atmospheric retrieval)**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의 관측보다 반복 검증이 중요하다

외계행성 대기의 신호는 매우 작기 때문에 오류 가능성을 항상 고려해야 합니다.

관측 장비의 체계적인 오차,

별 자체의 변화,

데이터 처리 방법,

통계적인 우연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중요한 발견일수록

다른 관측,

다른 파장,

다른 분석법,

가능하다면 다른 연구팀

을 통한 검증이 중요합니다.

특히 생명과 관련된 주장은 훨씬 높은 수준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3시그마’와 ‘5시그마’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

외계행성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어떤 신호가 몇 시그마 수준이라는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시그마는 통계적으로 신호가 우연한 잡음일 가능성과 관련된 판단에 사용됩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일반적으로 신호에 대한 통계적 확신이 강해집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주의해야 합니다.

통계적으로 강한 신호라고 해서 그 신호의 원인을 생명체라고 확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체가 실제 존재하는지에 대한 통계적 문제와

그 기체가 무엇 때문에 만들어졌는지 해석하는 문제는 서로 다릅니다.


외계행성에서 산소와 메탄을 동시에 발견한다면?

이런 조합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구에서는 산소와 메탄이 서로 반응하기 때문에 장기간 함께 존재하려면 계속 공급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구에서는 생명체가 그 공급에 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외계행성에서 이런 화학적 비평형 상태가 관측된다면 생명지표 후보로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행성 환경과 모항성, 비생물학적인 생성 과정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신호와 생명체 확인 사이에는 긴 검증 과정이 존재합니다.


생명체를 찾으려면 별까지 알아야 한다

11편에서도 살펴봤듯이 외계행성의 거주 가능성을 판단할 때 모항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별의 온도와 밝기,

자외선과 X선 복사,

플레어 활동,

나이

등은 행성 대기의 화학과 장기적인 유지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강한 자외선은 대기 분자를 분해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생명체가 없어도 특정 기체가 축적될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명지표를 해석하려면

행성 + 대기 + 별

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봐야 합니다.


외계행성 대기의 ‘날씨’도 알 수 있을까?

일부 뜨거운 거대 외계행성에서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상곡선과 고해상도 분광 관측 등을 이용하면

낮과 밤의 온도 차이,

강한 바람,

구름의 분포

등을 연구할 수 있습니다.

일부 외계행성에서는 시속 수천 km에 이를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대기 흐름이 예측되거나 관측 자료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즉 외계행성 연구는 이제

“행성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그 행성에는 어떤 날씨가 존재하는가?”

라는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지구 같은 행성을 직접 분석할 수 있을까?

이것은 차세대 외계행성 연구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미래의 대형 우주망원경들은 별빛을 더욱 정밀하게 차단하고 주변의 매우 희미한 지구형 행성빛을 직접 분리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NASA가 구상하는 **Habitable Worlds Observatory(HWO)**도 태양과 비슷한 별 주변의 잠재적으로 거주 가능한 세계를 직접 관측하고 특성을 조사하는 것을 핵심 과학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앞으로 관측 기술이 발전하면 지구와 비슷한 작은 행성의 대기를 지금보다 훨씬 자세히 연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언젠가 ‘외계행성에 생명체가 있다’고 발표하려면

아마 단 하나의 스펙트럼 선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여러 번의 독립적인 관측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양한 분자의 조합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행성의 온도와 대기 구조도 알아야 합니다.

모항성의 활동도 분석해야 합니다.

비생물학적 생성 가능성도 하나씩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망원경과 다른 연구팀의 검증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만큼 외계생명체 발견은 엄격한 증거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외계행성의 공기를 직접 가져오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수백 광년 떨어진 외계행성의 대기를 어떻게 알아낼까?”

답은 빛입니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대기를 통과한 별빛을 분석하는 투과분광법,

행성이 별 뒤로 숨을 때 전후의 빛을 비교하는 이차식 관측,

행성이 공전하면서 나타나는 밝기 변화를 측정하는 위상곡선,

그리고 일부 행성에서 가능한 직접영상과 분광 관측 등을 이용합니다.

각각의 방법으로 얻은 정보를 함께 분석하면서 행성의 대기를 조금씩 알아갑니다.


빛 한 줄에서 다른 세계의 공기를 읽는다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는 그 행성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공기를 마셔본 적도 없습니다.

구름 아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그 행성에서 출발하거나 대기를 통과한 빛은 우주를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여행해 우리의 망원경에 도착합니다.

그 빛을 파장별로 펼치면 아주 작은 굴곡과 흡수 특징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그 미세한 흔적에서

“여기에 수증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산화탄소가 존재한다.”

“메탄이 검출됐다.”

같은 정보를 읽어냅니다.

과거 인류는 외계행성이 존재하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행성의 공기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공기 속에서 생명과 관련된 신호를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날이 오더라도 과학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흥분해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 신호를 생명체 없이 설명할 방법은 정말 없는가?

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일일 것입니다.

우주에서 생명을 찾는 과정은 상상보다 훨씬 신중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신중함 때문에 언젠가 진짜 증거를 발견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눈에 정리하는 핵심 질문

Q. 외계행성의 공기를 직접 채취하나요?

아닙니다. 주로 외계행성 대기와 상호작용한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합니다.

Q. 투과분광법이란 무엇인가요?

행성이 별 앞을 통과할 때 일부 별빛이 행성 대기를 지나오는데, 대기 분자가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한 흔적을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Q. JWST가 외계행성 표면을 자세히 촬영하나요?

대부분의 작은 외계행성에서는 아닙니다. JWST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외계행성의 빛과 스펙트럼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입니다.

Q. 외계행성에서 이산화탄소가 실제로 검출됐나요?

그렇습니다. JWST는 WASP-39 b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의 명확한 스펙트럼 증거를 확인했습니다.

Q. 수증기가 발견되면 바다가 있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대기의 수증기와 표면의 액체 상태 바다는 다른 문제입니다.

Q. 메탄이 발견되면 생명체가 있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메탄은 생물학적 과정뿐 아니라 비생물학적인 과정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Q. 산소라면 생명체의 확실한 증거인가요?

산소 역시 특정 조건에서는 생명체 없이 생성될 수 있어 행성의 전체 환경과 다른 기체들을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Q. 생명지표란 무엇인가요?

생명체의 존재나 활동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관측 가능한 특징을 말합니다. 생명지표 후보가 발견됐다는 것과 생명체가 확인됐다는 것은 다릅니다.

Q. K2-18 b에서 생명체가 발견됐나요?

아닙니다. K2-18 b의 대기에서는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이 관측됐지만 이것은 외계생명체 발견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Q. 앞으로 지구 같은 행성의 대기도 연구할 수 있을까요?

관측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차세대 우주망원경의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가 태양과 비슷한 별 주변의 작은 잠재적 거주 가능 행성을 직접 관측하고 대기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참고한 주요 과학 자료

이 글은 외계행성 대기와 분광 관측에 관한 다음 기관의 공개 자료를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 NASA Science — Exoplanet Atmospheres
  • NASA Webb Space Telescope — Exoplanet Research
  • NASA/ESA/CSA Webb — WASP-39 b Atmospheric Observations
  • NASA Webb — K2-18 b Atmospheric Observations
  • NASA Science — TRAPPIST-1
  • NASA Astrobiology — Biosignatures
  • NASA Exoplanet Exploration — Transmission Spectroscopy
  • ESA — Exoplanet Atmospheres
  •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 JWST Exoplanet Spectroscopy

※ 외계행성 대기 연구는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입니다. 특정 분자의 검출 여부와 통계적 신뢰도는 추가 관측 및 재분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생명지표 후보와 관련된 연구는 하나의 관측이나 하나의 분자만으로 생명체 존재를 결론 내릴 수 없으며 독립적인 검증과 비생물학적 생성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