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왜 항상 같은 면만 보일까? 달의 뒷면은 정말 어두울까?

 

달은 왜 항상 같은 면만 보일까? 달의 뒷면은 정말 어두울까?

밤하늘의 달을 오랫동안 바라본 적이 있나요?

보름달이 되기도 하고,

반달이 되기도 하며,

가느다란 초승달이 되기도 합니다.

달의 모양은 계속 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달 표면의 무늬는 거의 항상 같습니다.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돌아도 우리는 계속 비슷한 표면을 바라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달은 자전하지 않는 것 아닐까?”

그런데 정답은 반대입니다.

달은 자전합니다.

오히려 달이 정확한 속도로 자전하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거의 같은 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도 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달의 반대편을 흔히 **‘달의 어두운 면(Dark Side of the Moon)’**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그곳이 항상 어두운 것도 아닙니다.

달의 뒷면에도 낮이 찾아오고 태양빛이 비칩니다.

그렇다면 달은 어떻게 자전하면서도 같은 면만 지구에 보여주는 것일까요?

그리고 달의 뒷면은 우리가 보는 앞면과 무엇이 다를까요?

이번에는 달의 움직임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흔한 오해부터 풀어보자

“달은 자전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같은 면이 보인다.”

틀린 설명입니다.

달은 분명히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회전합니다.

즉 자전합니다.

NASA 역시 달이 지구처럼 자전하며, 달이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하는 이유는 자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자전하는 속도와 지구를 공전하는 속도가 맞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달이 자신의 축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 주위도 거의 한 바퀴 돕니다.

이것을 이해하면 달의 가장 유명한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가 풀립니다.


달의 자전과 공전을 직접 상상해보자

의자 하나를 지구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달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의자를 바라보면서 의자 주위를 한 바퀴 걸어봅니다.

그런데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걸어가는 동안 얼굴이 계속 의자를 향하도록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의자 앞에 서 있습니다.

90도 이동하면 몸도 90도 돌아야 계속 의자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반 바퀴 이동하면 몸도 반 바퀴 돌아 있습니다.

그리고 의자 주위를 완전히 한 바퀴 돌았을 때 우리 몸도 정확히 한 바퀴 회전합니다.

이것이 달의 움직임과 비슷합니다.

공전 한 바퀴 동안 자전도 한 바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에서는 계속 달의 같은 쪽을 바라보게 됩니다.


만약 달이 정말 자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달에 커다란 화살표 하나를 그려놓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달이 자신의 방향을 전혀 바꾸지 않은 채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돈다고 생각해 봅시다.

처음에는 화살표가 지구를 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이 지구 반대편까지 이동하면 처음 지구를 향했던 면은 이제 지구 반대 방향을 바라보게 됩니다.

결국 지구에서는 달의 앞면과 뒷면을 번갈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달이 공전하는 동안 자신의 몸도 함께 회전하기 때문입니다.

즉 역설적으로

달의 같은 면이 계속 보인다는 사실 자체가 달이 자전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달이 한 바퀴 자전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달이 별을 기준으로 자신의 축을 한 바퀴 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7.3일입니다.

그리고 달이 별을 기준으로 지구를 한 바퀴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약 27.3일입니다.

두 시간이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자전 1회 = 공전 1회

가 됩니다.

이런 상태를 **동주기 자전(synchronous rotation)**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만들어지는 근본적인 과정이 바로 **조석 고정(tidal locking)**입니다.


그런데 왜 달의 위상은 약 29.5일마다 반복될까?

여기에서 혼동하기 쉬운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달의 자전과 공전주기는 약 27.3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초승달에서 다음 초승달까지, 또는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는 약 29.5일이 걸립니다.

왜 다를까요?

이유는 달이 지구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 주위를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달이 별을 기준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 역시 태양 주위를 조금 이동합니다.

그래서 태양-지구-달이 다시 같은 상대적인 위치가 되려면 달이 조금 더 움직여야 합니다.

별을 기준으로 한 달의 공전주기인 약 27.3일을 항성월,

같은 달의 위상이 반복되는 약 29.5일을 삭망월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달력을 보면서 경험하는 달의 위상 변화에는 약 29.5일의 주기가 더 직접적으로 관련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맞아떨어졌을까?

놀라운 우연처럼 보입니다.

달의 자전주기가 우연히 공전주기와 정확히 비슷해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핵심은 지구의 중력입니다.

15편에서 살펴봤듯이 달은 약 45억 년 전 초기 지구와 거대한 원시행성의 충돌 이후 만들어졌다는 거대충돌 가설이 현재 가장 널리 지지받고 있습니다.

초기 달은 지금보다 지구에 훨씬 가까웠고 더 빠르게 자전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달에 지구의 중력이 오랫동안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구의 중력이 달을 잡아당긴다

지구는 달 전체를 똑같은 힘으로 끌어당기지 않습니다.

지구와 가까운 달의 면은 조금 더 강한 중력을 받습니다.

반대쪽은 조금 더 약한 중력을 받습니다.

이런 중력 차이가 달을 아주 조금 변형시킵니다.

달이 완벽한 강철 공처럼 전혀 변형되지 않는 천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암석으로 이루어진 달도 긴 시간 규모에서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주 조금 변형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천체의 가까운 쪽과 먼 쪽에 작용하는 중력 차이로 발생하는 효과를 **조석력(tidal force)**이라고 합니다.


바다의 밀물과 썰물만 조석이 아니다

‘조석’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보통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을 떠올립니다.

달의 중력이 지구 바다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석력은 바다에만 작용하는 현상이 아닙니다.

고체 천체에도 작용합니다.

지구가 달에 조석력을 가하면 달의 몸체가 아주 조금 늘어나는 형태의 **조석 융기(tidal bulge)**가 생길 수 있습니다.

초기 달이 지금보다 빠르게 자전하고 있었다면 이 융기가 지구를 향한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지구의 중력이 그 어긋난 부분을 계속 잡아당기면서 달의 회전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달의 자전은 점점 느려졌다

이 과정은 한두 달이나 몇 년 동안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매우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됐습니다.

지구의 중력은 달의 회전 에너지를 변화시켰고 달의 자전은 점점 느려졌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달의 자전주기 = 달의 공전주기

가 되는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달의 특정 면이 계속 지구를 향합니다.

NASA는 이를 synchronous tidal locking, 즉 동기화된 조석 고정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달은 지구에 ‘잠겨’ 있다

‘조석 고정’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달이 움직이지 못하게 완전히 고정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달은 계속 자전합니다.

지구 주위도 계속 공전합니다.

단지 두 운동의 주기가 맞춰진 것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의미는

달의 한쪽 면이 지구를 향하도록 자전과 공전이 동기화된 상태

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런 현상은 달에서만 일어날까?

아닙니다.

조석 고정은 우주에서 특별히 드문 현상이 아닙니다.

NASA에 따르면 태양계의 큰 위성들은 모두 자신이 도는 행성을 향해 조석 고정되어 있습니다.

목성의 큰 위성들도,

토성의 큰 위성들도

대체로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부 쌍성계에서도 두 별이 서로 조석 고정된 경우가 있으며, 외계행성 가운데에서도 모항성과 조석 고정된 행성이 많을 것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즉 달은 신기한 예외가 아니라 중력이 오랫동안 작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결과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외계행성도 별에 같은 면만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은 앞선 외계행성 이야기와도 연결됩니다.

별에 매우 가까운 외계행성은 강한 조석력을 받습니다.

그래서 일부 행성은 달이 지구를 향하듯 항상 같은 면을 별 쪽으로 향하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행성의 한쪽에는 별빛이 계속 비치고 반대쪽은 계속 밤일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런 행성의 대기가 열을 어떻게 이동시키는지는 외계행성 기후와 거주 가능성을 연구할 때 중요한 문제입니다.

달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이 먼 외계행성을 이해하는 데까지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달의 정확히 50%만 볼까?

여기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달은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달 표면의 정확히 절반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 달 표면의 약 59% 정도를 지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달이 아주 조금씩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현상을 **칭동(libration)**이라고 합니다.


달이 고개를 조금씩 흔드는 것처럼 보인다

달의 궤도는 완벽한 원이 아닙니다.

조금 찌그러진 타원입니다.

그래서 공전 속도가 항상 똑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달의 자전 속도는 비교적 일정합니다.

그 결과 자전과 공전의 순간적인 진행 정도에 약간 차이가 생기면서 달의 동쪽과 서쪽 가장자리를 조금 더 볼 수 있습니다.

또 달의 자전축과 궤도면의 관계 때문에 북쪽과 남쪽 가장자리도 조금씩 더 보입니다.

그래서 여러 날에 걸쳐 관측한 범위를 합치면 지구에서는 달 표면의 절반보다 조금 많은 약 59%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약 41%는 지구 표면에서 직접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달의 뒷면’은 무엇일까?

지구를 향하는 쪽을 **달의 앞면(near side)**이라고 합니다.

지구 반대쪽을 향하는 쪽을 **달의 뒷면(far side)**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뒷면’이라는 표현은

지구에서 직접 볼 수 없는 쪽

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두운 쪽’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달의 뒷면은 정말 항상 어두울까?

아닙니다.

이것은 달에 관한 가장 유명한 오해 가운데 하나입니다.

달의 뒷면에도 햇빛이 비칩니다.

NASA는 달의 뒷면도 앞면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위상 변화를 경험한다고 설명합니다.

달 전체를 놓고 보면 태양은 언제나 달의 절반을 비추고 있습니다.

지구와 마찬가지입니다.

지구에도 낮과 밤이 있지만

‘영원히 어두운 지구의 반쪽’

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달도 마찬가지입니다.


보름달일 때 달의 뒷면은 밤이다

보름달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보는 달의 앞면이 태양빛을 거의 정면으로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둥근 보름달이 보입니다.

이때 달의 반대편인 뒷면은 대부분 밤입니다.

반대로 삭(신월) 무렵에는 어떨까요?

지구를 향한 달의 앞면은 어둡습니다.

하지만 그때 달의 뒷면은 태양빛을 받습니다.

즉 달의 뒷면에도 낮과 밤이 번갈아 찾아옵니다.


달의 하루는 매우 길다

달에서는 태양이 뜨고 다음 태양이 다시 비슷한 위치로 돌아오기까지 약 29.5 지구일이 걸립니다.

따라서 달 표면 한 장소에서는 대략

약 2주 동안 낮,

약 2주 동안 밤

과 비슷한 긴 주기를 경험합니다.

물론 달의 극지방에서는 지형과 태양의 낮은 고도 때문에 조명 조건이 훨씬 복잡합니다.

특히 깊은 극지 크레이터에는 태양빛이 매우 오랫동안, 또는 사실상 지속적으로 닿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달의 뒷면 전체가 어둡다’는 이야기와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 왜 ‘Dark Side of the Moon’이라고 부를까?

‘dark’라는 표현에는 단순히 빛이 없는 것뿐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것, 보이지 않는 것

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달의 뒷면을 볼 수 없었습니다.

망원경을 아무리 크게 만들어도 지구에서는 달의 반대편을 직접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달의 뒷면은 오랫동안 미지의 세계였습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는 far side, 즉 ‘뒷면’ 또는 ‘지구에서 먼 쪽’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합니다.


인류는 언제 처음 달의 뒷면을 봤을까?

놀랍게도 20세기 중반까지 인류는 달의 뒷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습니다.

전환점은 1959년이었습니다.

소련의 우주탐사선 **루나 3호(Luna 3)**가 달 뒤편을 지나가면서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의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사진의 품질은 오늘날 기준으로 매우 낮았지만 인류에게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수십만 년 동안 인간이 지구에서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세계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런데 달의 뒷면은 우리가 알던 달과 달랐다

과학자들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보는 달의 앞면에는 커다랗고 어두운 무늬가 많이 있습니다.

이 어두운 평원을 **바다(mare, 복수 maria)**라고 부릅니다.

옛날 사람들은 망원경으로 달을 관찰하면서 어두운 곳에 실제 바다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다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물의 바다가 아닙니다.

오래전 거대한 충돌로 만들어진 분지에 현무암질 용암이 흘러 들어가 굳으면서 만들어진 넓고 어두운 평원입니다.


달의 뒷면에는 ‘바다’가 훨씬 적다

NASA의 달 뒷면 관측 자료를 보면 앞면과 뒷면의 차이가 매우 선명합니다.

앞면에는

비의 바다,

고요의 바다,

맑음의 바다,

폭풍의 대양

등 넓은 어두운 평원이 보입니다.

반면 뒷면에는 이런 거대한 어두운 바다가 훨씬 적습니다.

대신 수많은 충돌 크레이터가 표면을 빽빽하게 덮고 있습니다.

NASA는 달의 뒷면이 앞면보다 큰 암흑색 바다가 훨씬 적고 다양한 크기의 크레이터로 가득하다고 설명합니다.


왜 앞면과 뒷면이 이렇게 다를까?

달은 하나의 천체입니다.

그런데 왜 양쪽 얼굴이 이렇게 다를까요?

이것은 지금도 달 과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 가운데 하나는 지각의 두께입니다.

NASA의 GRAIL 탐사선이 달의 중력장을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달의 지각은 대칭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달의 뒷면 지각이 평균적으로 앞면보다 더 두껍습니다.


지각이 두꺼우면 용암이 올라오기 어렵다

초기 달에서는 거대한 충돌이 일어나면서 커다란 분지가 만들어졌습니다.

달 내부에서는 화산활동도 일어났습니다.

앞면은 상대적으로 지각이 얇았습니다.

그래서 내부의 마그마가 균열을 통해 표면으로 올라와 거대한 충돌분지를 채우기 쉬웠습니다.

이 용암이 식으면서 우리가 보는 검은 현무암 평원, 즉 달의 바다가 만들어졌습니다.

반면 뒷면은 지각이 더 두껍습니다.

마그마가 표면까지 올라오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이것이 뒷면에 큰 바다가 훨씬 적은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만 달 양쪽의 비대칭이 정확히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여전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달의 뒷면에는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충돌 흔적도 있다

달의 뒷면에는 매우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남극-에이킨 분지(South Pole-Aitken Basin)**입니다.

달의 남극 부근에서 에이킨 크레이터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충돌분지입니다.

NASA에 따르면 지름이 약 2,500km 이상, 깊이는 평균 약 10km에 이릅니다.

달에서 가장 큰 충돌 구조이며 태양계에서 알려진 가장 거대한 충돌분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약 40억 년 전에 거대한 천체가 달에 충돌하면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왜 남극-에이킨 분지가 중요할까?

충돌분지가 워낙 깊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충돌이 달의 지각 깊숙한 곳까지 파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지역의 암석을 연구하면 달의 깊은 지각이나 맨틀에 대한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NASA도 남극-에이킨 분지의 물질을 연구하는 것을 달 과학의 중요한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시료는 달뿐 아니라 초기 지구와 태양계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달의 뒷면에서는 지구가 보일까?

달 표면의 대부분의 뒷면 지역에서는 지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달의 같은 면이 항상 지구를 향하기 때문입니다.

달 앞면의 적절한 위치에 서 있다면 지구는 하늘에서 비교적 비슷한 위치에 머무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달 뒷면 깊숙한 곳에 서 있다면 달 자체가 지구를 가립니다.

따라서 지구와 직접 무선통신을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것이 달 뒷면 탐사가 어려운 이유다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면 탐사선과 지구 사이에 달이 놓입니다.

무선신호는 달을 그대로 통과해 지구까지 전달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달 뒷면 탐사를 하려면 신호를 중계할 우주선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앞면 착륙보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탐사선

2019년 중국의 **창어 4호(Chang'e 4)**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착륙지는 남극-에이킨 분지 안에 있는 **폰 카르만 크레이터(Von Kármán crater)**였습니다.

지구와 직접 통신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중계위성을 이용했습니다.

1959년 루나 3호가 처음 사진을 촬영한 지 약 60년 만에 인류가 만든 탐사선이 실제로 달의 뒷면 표면에 내려선 것입니다.


달의 뒷면은 전파천문학에도 특별한 장소다

달 뒷면에는 또 하나 흥미로운 장점이 있습니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전파 소음으로부터 달 자체가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구에서는 방송,

통신,

레이더,

위성 등 수많은 인공 전파가 발생합니다.

아주 희미한 우주 전파를 관측하려는 천문학자들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달 뒷면은 달의 몸체가 지구에서 오는 전파를 상당 부분 가릴 수 있기 때문에 미래의 저주파 전파천문학 관측지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언젠가 달 뒷면에 거대한 전파망원경이 설치된다면 지구에서는 관측하기 어려운 초기 우주의 신호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달은 정말 항상 ‘똑같은 얼굴’만 보여줄까?

엄밀하게 말하면 완전히 똑같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칭동 때문에 달은 조금씩 좌우와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달 가장자리의 지형이 날짜에 따라 조금씩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NASA가 매년 공개하는 달의 위상과 칭동 영상에서도 이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달의 같은 반구가 지구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달의 앞면이라는 말도 지구 중심적인 표현이다

흥미롭게 생각해볼 부분입니다.

우리는 지구에서 달을 바라보기 때문에 지구 쪽을 ‘앞면’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달 자체에 진짜 앞과 뒤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달 뒷면에서 보면 그곳이 바로 눈앞의 세상입니다.

‘앞면’과 ‘뒷면’이라는 이름은 어디까지나 지구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관점에서 붙인 표현입니다.

우주에서는 관찰자의 위치가 이름과 인식을 바꾸기도 합니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달은 왜 항상 같은 면만 지구를 바라볼까?”

달이 자전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달이 자전하기 때문입니다.

달은 자신의 축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27.3일이 걸립니다.

그리고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도 약 27.3일이 걸립니다.

자전과 공전의 주기가 같기 때문에 달의 같은 면이 계속 지구를 향합니다.

이 상태가 동주기 자전, 그리고 이를 만들어낸 과정이 조석 고정입니다.


그리고 달의 뒷면은 어둡지 않다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 볼 수 없을 뿐입니다.

태양은 그곳에도 비칩니다.

달의 앞면과 뒷면 모두 낮과 밤을 경험합니다.

우리가 보는 보름달이 밝을 때 뒷면은 주로 밤이고,

신월 무렵 우리가 보는 앞면이 어두울 때는 뒷면이 태양빛을 받습니다.

따라서

달의 뒷면 = 달의 어두운 면

이라는 표현은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한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류는 아주 오랫동안 달을 바라봤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달을 관찰했고,

망원경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1959년까지 누구도 달의 뒷면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달은 항상 같은 얼굴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우주선을 달 너머로 보내면서 처음으로 숨겨진 반쪽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곳은 우리가 익숙하게 보던 달과 상당히 달랐습니다.

거대한 어두운 바다는 드물었습니다.

수많은 크레이터가 표면을 덮고 있었습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충돌 흔적 가운데 하나도 숨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밤 보는 달 하나에도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세계와 볼 수 없는 세계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중력입니다.

45억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지구와 달이 서로 중력을 주고받은 결과,

달의 자전과 공전은 서로 맞춰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 달을 바라봐도,

한 달 뒤 다시 바라봐도,

우리는 거의 같은 얼굴을 만나게 됩니다.

달은 멈춰 있기 때문에 같은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히 돌고 있기 때문에 같은 얼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달을 바라보면 익숙했던 밤하늘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한눈에 정리하는 핵심 질문

Q. 달은 자전하나요?

그렇습니다. 달은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합니다.

Q. 그런데 왜 항상 같은 면만 보이나요?

달의 자전주기와 지구를 도는 공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기 때문입니다.

Q.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나요?

동주기 자전이라고 하며, 이러한 상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석 고정이라고 합니다.

Q. 달의 위상은 왜 약 29.5일마다 반복되나요?

달이 지구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 주위를 움직이기 때문에 태양-지구-달의 상대적 위치가 다시 같아지는 데 약 29.5일이 필요합니다.

Q. 우리는 달의 절반만 볼 수 있나요?

한순간에는 대략 절반을 보지만 칭동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약 59% 정도의 표면을 지구에서 볼 수 있습니다.

Q. 달의 뒷면은 항상 어두운가요?

아닙니다. 뒷면에도 태양빛이 비치며 낮과 밤이 반복됩니다.

Q. 달의 뒷면을 처음 본 것은 언제인가요?

1959년 소련의 루나 3호가 최초로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Q. 달 앞면과 뒷면은 똑같이 생겼나요?

아닙니다. 앞면에는 넓은 현무암 평원인 ‘바다’가 많지만 뒷면에는 바다가 훨씬 적고 크레이터가 많습니다.

Q. 왜 달 뒷면에는 바다가 적나요?

뒷면의 지각이 평균적으로 더 두꺼운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달의 앞뒤 비대칭이 형성된 전체 과정은 여전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Q. 달 뒷면의 가장 유명한 지형은 무엇인가요?

남극-에이킨 분지입니다. 지름이 2,500km가 넘는 달 최대의 충돌 구조이자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충돌분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참고한 주요 과학 자료

  • NASA Science — Tidal Locking
  • NASA Science — Moon Facts
  • NASA Science — Top Moon Questions
  • NASA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 The Moon's Rotation
  • NASA Science — The Moon From the Other Side
  • NASA GRAIL — Moon Crustal Thickness
  • NASA Science — Moon Composition & Structure
  • NASA Science — South Pole-Aitken Basin
  • NASA Lunar Reconnaissance Orbiter — Lunar Far Side Observations

※ 달이 같은 면을 지구로 향한다는 것은 달이 자전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달은 자전과 공전주기가 같아진 동주기 자전 상태입니다. 또한 ‘달의 어두운 면’이라는 표현은 문화적으로 널리 사용되지만 달의 뒷면도 앞면과 마찬가지로 태양빛을 받기 때문에 과학적으로는 ‘far side’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